‘본 영화 또 보기’ : 이준익 감독의 ‘사도’ 다시보기
2005년 개봉작인 ‘왕의 남자’로 천만영화 감독으로 등극한 이준익 감독. 이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평양성’ 등의 사극 작품을 연출했지만 전작만큼의 반향은 없었던 것이 사실.
그리고 ‘왕의 남자’가 개봉한지 딱 10년되던 해인 2015년,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비극적인 죽임을 당하는 임오화변을 배경으로 한 사극 ‘사도’가 개봉했으며 620만 명이 넘는 관객수를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다.
영화 ‘사도’의 뒷 이야기들을 모아봤다.
문근영이 연기하는 ‘엄마’
영조 역할을 맡은 송강호는 ‘관상’에 이은 두 번째 사극 작품이었으며, 혜경궁 홍씨를 연기한 문근영은 ‘명성황후’, ‘바람의 화원’에 이은 세 번째 사극 출연이었는데 이는 문근영 연기 인생의 첫 번째 어머니 연기.
진짜 피를 흘린 유아인
극중 사도세자가 돌바닥에 머리를 찧는 장면이 있어서 스펀지 소품을 준비했는데, 소품이 너무 작았던 나머지 유아인은 그냥 돌바닥에 머리를 찧었다고 한다. 해당 장면에서 흘러내린 피에는 진짜 유아인의 피가 섞인 것이라고.
타이틀 로고는 이준익 감독의 작품
타이틀 로고는 이준익 감독이 직접 쓴 것인데, 어릴 적부터 서예에 조예가 깊었던 조부의 영향을 받아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새벽에 먹을 갈고 한문을 배웠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가 충무로 대표 역사덕후가 된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영화가 흥행하고나자 사도세자의 묘인 융릉의 참배객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은퇴하려고 했던 전혜진
“다른 배우를 찾아보세요. 저 이거 마지막 작품이에요.”
극 중 영빈을 연기한 전혜진, 결혼 후 두 아이의 양육으로 지칠데로 지친데다가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라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거절했었다고 한다. 결국 출연은 결정했지만 ‘사도’가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고 작품에 임한 전혜진.
이준익 감독의 끝없는 격려와 다독임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는데, 극 중 사도세자가 죽고 며느리인 혜경궁 홍씨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도저히 맨정신으로 촬영할 수 없어서 술을 마시고 촬영한 것이라고.
그리고 전혜진은 해당 작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다양한 작품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특히나 걸크러쉬 넘치는 매력의 캐릭터들을 연기해 많은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공짜로 출연한 소지섭
영화 엔딩신에서 성인이 된 정조 역할로 특별출연한 소지섭, 송강호라는 대배우가 끌고 가는 작품에서 자신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부담스러워서 여러 차례 출연을 거절했다고.
결국 삼고초려 끝에 출연을 결정했는데 소지섭이 건 조항은 매우 놀랍다. 바로 ‘출연료를 받지 않고 출연하겠다’는 것.이준익 감독은 배우 소지섭이 필요했지만 인간 소지섭의 인품에도 매료되었으며,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과 태도에 역시 감동했다고 한다.
참고로 작품 속에서 소지섭의 어머니 역할을 맡게 된 문근영. “소지섭과 로맨스 연기를 찍고 싶었는데, 어머니 역할을 맡아서 속상했다”며 농담섞인 멘트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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