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봉준호 감독을 만들어준
‘살인의 추억’ TMI #1
봉준호 감독은 학생 시절 습작인 ‘백색인’과 단편 데뷔작인 ‘지리멸렬’의 주연을 연기한 김뢰하의 초대로 보게 된 연극 ‘날 보러와요’를 본 뒤 바로 판권을 구매, 영화 ‘살인의 추억’을 제작하게 된다.
그런데 해당 작의 판권을 구매하려고 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박찬욱 감독. 공교롭게도 간발의 차로 판권을 구매하지 못한 박찬욱은 봉준호가 당시 시나리오 모니터링을 부탁하자 ‘너는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라는 제목을 추천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해당 문구는 당시 수사를 하던 형사들에 의해 세워진 허수아비에 써있는 문구로, 실제로는 다른 표현이었지만 영화상에서는 해당 문구로 연출되어 김상경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당시 충무로의 라이징 스타였던 송강호가 ‘플란다스의 개’를 대차게 말아먹은 신인 감독인 봉준호의 새로운 작품에 기꺼이 출연한 이야기도 한 편의 영화 같다. 앞서 ‘모텔 선인장’의 조연출을 맡았던 봉준호.
당시 오디션에 불합격했지만 송강호의 연기에 감명받았던 그는 송강호의 무선 호출기에 “내가 감독이었다명 당신을 캐스팅했을 것”이라며 음성 메시지를 남기는데, 이는 송강호가 ‘이 사람에게 연락이 오면 무조건 같이 할 것’이라 마음 먹게 된 계기가 된다.
‘살인의 추억’ 속에는 참 많은 송강호의 애드립 연기가 포함되어 있는데 가장 유명한 대사인 “밥은 먹고 다니냐”는 진짜 애드립이며 “여기가 강간의 왕국이냐?”라는 대사는 원래 대본에 있었다고 한다.
또한 송강호가 김상경에게 날라차기를 하는 장면 역시 애드립이었는데 졸지에 난데없이 드롭킥을 얻어맞은 김상경이 감정이 상하는 것은 당연한 일, 촬영 당일 송강호가 김상경에서 술을 사주며 바로 풀었다고 한다.
참고로 송강호는 이 작품을 촬영하기 전 영화 ‘반칙왕’을 촬영했는데 후에 코멘터리에서 김상경은 “그럼 내가 반칙왕에게 날아차기를 먹은 건가요?”라며 상당히 억울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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