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월드 옆 ‘매직 캐슬’에서 사는 모녀,
화려한 세상 옆에서 살아가는 빈민들의 이야기 ‘플로리다 프로젝트’
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꿈과 마법의 나라 ‘디즈니 월드’.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한번쯤은 꿈꾸는 놀이동산의 대표격인 곳이다. 그리고 이곳 외곽에는 관광 특수를 노리고 만들어진 화려한 외관의 싸구려 모텔들이 즐비해 있다.
그 싸구려 모텔 중 한 곳인 ‘매직 캐슬(마법의 성)’에서 살아가는 핼리와 무니. 여섯살 아이답게 천방지축 장난꾸러기이면서도 어딘가 조숙한 면이 있는 무니의 엄마 핼리는 22살이다.
이 영화는 싸구려 모텔촌을 거처로 삼아 살아가는 집 없는 빈민들과 그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미국의 사회를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적나라하게, 하지만 화려하고 따뜻한 색채로 그려낸다.
제목인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의미
영화 제목인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월트 디즈니사가 플로리다에 초대형 테마파크를 건설 할 때 붙였던 가칭이면서 동시에 홈리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즉 이 제목은 ‘꿈과 희망의 테마파크’와 ‘노숙인 빈민층’을 동시에 의미하는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연소 신인상
영화에서 ‘무니’를 연기한 브루클린 프린스는 2세에 데뷔하여 모델 등 활동을 하였고, 7살이 되던 해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그녀의 두번째 영화.
브루클린 프린스는 이 영화로 크리틱스 초이스 최우수 아역연기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이 상이 생긴 이래 가장 어린나이였다고. 그 외에도 여성 영화기자 협회상 최우수 신인상 등 무려 5개의 상을 수상했다.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수상 소감으로 ‘세상에는 정말 많은 무니와 핼리가 있으며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어른스러운 멘트를 남겨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
10대에 무니를 출산한 무니의 엄마이자 성매매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무니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은 누구보다 진짜였던 핼리를 연기한 브리아 비나이테. 리투아니아계인 브리아는 이 작품 이전에 연기 경력이 전무하다.
뉴욕에서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던 그녀를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션 베이커 감독이 캐스팅을 제안했고, 배우 데뷔로 이어지게 된 것.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여러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차기작을 준비중에 있다.
아이폰 6s로 촬영
전작 ‘탠저린’의 모든 장면을 아이폰 5s로 촬영한 션베이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아이폰을 이용해 영화 촬영을 진행했다. 이번엔 전체는 아니고 마지막 엔딩의 디즈니월드 장면이 바로 그것.
탠저린감독션 베이커출연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 마이야 테일러, 미키 오하간, 캐런 캐러글리안, 제임스 랜슨평점7.4
이는 실제 아이들과 함께 실제로 놀러가서 찍은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도 있지만, 디즈니측에서 촬영허가를 내주지 않아 몰래 찍기 위해서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허가는 받고 찍도록 하자.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현실
이 영화는 철저히 무니를 중심으로 주변 친구들, 어른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즉 대부분의 사건 서술이 무니에게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가볍지만은 않다. 국가의 복지 시스템에서 밀려나 싸구려 모텔촌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그마저도 쫓겨나지 않기 위해 도덕적이지 못한 방법을 택해야 하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이용하려는 어른들을 리얼하게 담아낸다.
사실 모텔촌이 이렇게 장기투숙하는 홈리스들의 천국이 된 것 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경제위기로 살 곳을 잃은 이들이 집 없이 모텔을 전전하게 된 현실의 반영이다.
결국 마지막에 무니는 아동보호국에 넘겨지게 되는데 이마저도 누군가의 신고에 의한것이지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조치는 아니라는 점 또한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철저한 고발인 셈이다.
이 영화에서 무니와 친구들, 그리고 핼리(그녀 또한 22살의 어린 나이다)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보호하려 하는건 윌렘 데포가 맡은 모텔 관리인 ‘바비’가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그는 또한 자신의 가정도 지키지 못한 실패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단순한 힐링영화는 아니지만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들은 기본적으로 어둡고 무겁다. 하지만 포스터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화려한 색채의 동화처럼 그려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무니의 행동과 상황에 울고 웃다가 어느새 그들의 처지에 공감하고 세상의 많은 무니들을 응원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다. 이 영화가 어른을 위한 동화라 불리는 것은 그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
플로리다 프로젝트감독션 베이커출연윌렘 데포, 브루클린 프린스, 브리아 비나이트, 크리스토퍼 리베라, 발레리아 코토, 칼렙 랜드리 존스, 메이컨 블레어, 캐런 캐러글리안평점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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