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스캔들’이 800만 관객 돌파하며 흥행하자
차태현이 박보영에게 했다는 말
아이돌로 데뷔해 한 때는 잘 나가는 가수였던 현수. 지금은 한물간 연예인이지만 DJ를 맡고 있는 라디오는 청취율 1위를 할 만큼 인기가 좋고, 남몰래 아나운서와 밀회를 즐기며 싱글라이프를 즐기며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같이 사연을 보내던 애청자 황정남이 대뜸 6살의 어린 아들 기동과 함께 찾아와 자신의 딸이라 우기며 집에 눌러앉아 버린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떠오르는 과거의 한 여인. 그렇게 현수는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가 되는데…
2008년 개봉한 영화 ‘과속 스캔들’. ‘써니’, ‘타짜: 신의 손’, ‘스윙키즈’ 등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데뷔작으로, 27억 원이라는 적은 제작비로 제작되었으나 입소문을 타고 824만 관객을 돌파하며 어마어마한 흥행에 성공한다.
현수 역할을 맡은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오랜만의 흥행작이었으며, 2006년부터 배우로 활동을 이어왔던 박보영도 해당작으로 얼굴을 알리며 그해 모든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게 된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제가 연기를 잘하게 되면 저랑 영화 한 편 같이 출연해 주세요. 그때는 제가 아빠 남우주연상을 위해 연기하겠습니다.”
신인상을 수상할 때마다 제2의 아빠인 차태현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던 박보영. 청룡영화상에서는 특히나 따뜻한 수상 소감을 남겼는데, 차태현이 영화 시작부터 박보영에게 신인상을 안겨주기 위해 출연했다고 말하며 힘을 실어 주었기 때문이라고.
두 사람의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케미로 당시 기준으로 역대 한국 영화 흥행순위 6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과속 스캔들’. 차태현은 영화가 말 그대로 대박이 나자 이제 갓 스무 살이 지난 박보영을 앉혀 놓고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관객이 많이 드는 건 우리가 잘해서도 아니고 누가 잘해서도 아니야. 흥행은 아무도 모르는 거야. 앞으로 네 인생에 800만 관객 이상이 드는 영화는 없다고 생각해.
앞으로 그럴 것이니 허황된 꿈은 꾸지도, 욕심도 내지 말고 항상 겸손하라고 전했다는 차태현. 이후 박보영이 출연한 작품 중 실제로 800만 관객을 넘어선 작품은 없지만, ‘늑대소년’, ‘피끓는 청춘’,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어느덧 ‘과속 스캔들’이 개봉한 지 15주년이 되었다. 두 사람은 한 작품에서 연기하진 않았지만 박보영은 차태현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인 ‘1박 2일’과 ‘어쩌다 사장’ 등에 출연하며 남다른 정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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