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신은경과 신인 이정재의 만남 ‘젊은 남자’
오직 스타가 되기 위해 질주하는 주인공 ‘이한’의 꿈과 사랑을 스타일리시하고 매혹적으로 그린 영화 ‘젊은 남자’. 이제는 한국을 넘어서 글로벌 스타로 등극한 이정재의 첫 데뷔작이다.
‘고래사냥’과 ‘깊고 푸른 밤’ 등을 감독한 배창호 감독은 단역 배우 외엔 ‘공룡선생’ 한편의 청소년 단막극을 찍었을 뿐이었던 신인 배우 이정재에게 과감하게 장편 영화의 주연을 맡겼다.
아무래도 명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다시피 이정재는 해당작으로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의 4개 시상식 신인상을 싹쓸이하며 데뷔작으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이정재는 완벽한 세련된 도시남자 ‘이한’을 소화해 내며 X세대의 아이콘으로써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사실 이 영화는 이정재를 위한 이정재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만큼 여주인공과 기타 조연들의 비중이 작고, 눈에 띄지 않는다.
여주인공은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7인의 탈출’ 등 김순옥 작가의 작품에서 탁월한 악역 연기로 재미를 선사하며 MZ세대들에게도 익숙한 신은경이 맡았다.
1990년대 초반 인기 드라마 ‘종합병원’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신은경. 남자주인공의 액세서리리에 불과한 보조적 역할인 데다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영화 출연을 거절했으나, 당시 소속사에서 배우의 의사와 상관없이 덜컥 계약을 체결해 버렸다고 한다.
결국 배창호 감독과 주변의 계속되는 설득에도 첫 촬영에 나타나지 않은 신은경. 이후 입원까지 하며 그녀가 등장하는 분량은 모두 뒤로 밀려 버렸고, 9월부터 시작된 촬영에 신은경은 한 달여 지난 10월에서야 동참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 당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스타였던 신은경. ‘종합병원’을 위해 주 6회 촬영하는 상황에서 영화까지 잡히는 터에, 멀쩡한 이가 빠질 정도였다고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 시절 X세대를 대표하던 이정재와 신은경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젊은 남자’는 지난해 10월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하였으며, 현재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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