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오펜하이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진행되었던 비밀 프로젝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
많이들 아시다시피 연출은 평소 CG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늘 엄청난 스케일을 실제로 구현해 내는 것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맡았다. 그는 CG 사용을 하지 않는 대신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하는 것을 선호한다.
‘다크 나이트’를 통해 상업영화 최초 아이맥스로 촬영한 장면을 등장시킨 바 있는 놀란 감독. 당시 모든 장면을 아이맥스로 찍고 싶었으나 비용 및 기술적인 문제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그는 이후 자신이 맡는 모든 작품에서 아이맥스 촬영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번 ‘오펜하이머’에서는 사상 최초로 흑백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모든 장면이 흑백인 것은 아니고 컬러와 흑백 화면이 교차하는데, 특히나 극 중 미국 원자력위원회 AEC의 의장 루이스 스트로스 역할을 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출연하는 장면들은 흑백으로 연출되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점 기준이라고 보기엔 이야기의 순서가 섞여있으므로 그렇지는 않은 것 같은데 차이는 뭘까? 바로 스트로스 관점의 실제 역사를 그릴 때는 흑백으로 연출한 것이며, 오펜하이머의 관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때는 컬러로 구현했다는 것.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해당 연출을 염두하고 보신다면 조금 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듯 하다.
참고로 ‘오펜하이머’의 러닝타임은 3시간으로 총 필름의 무게는 600파운드(272kg)이며 길이는 약 11마일(약 17.7km)이라고 한다. 이는 8.2km의 여의도 둘레길의 두 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길이라는 사실.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에서 장항준 감독은 놀란 감독에게 왜 “필름 촬영과 CG가 아닌 아날로그 촬영을 고집하느냐? 스탭들은 불평하지 않느냐”고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필름의 화질과 질감이 눈이 보는 것과 비슷하게 세상을 포착하기 때문에 관객이 영화를 통해 현실의 감각을 생생하게 느끼길 원한다고 감독으로서의 소신을 밝힌 놀란 감독. 스태프들 역시 도전을 즐길 것이라고 밝혀 웃음을 선사했다.
영화 개봉에 앞서 많은 예비관객들이 물리학을 예습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굳이 물리학 공부는 하지 않으셔도 된다. 굳이 예습이 필요하시다면 매카시즘에 대해서 알아두면 이야기의 흐름을 읽는데 좀 더 몰입도가 높아질 것이다.
또한, 오랜 시간 영화관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 수 있기 때문게 이왕이면 좌석이 편안한 상영관에서 작품을 관람하시길 추천드린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국내에서 개봉한 ‘오펜하이머’는 개봉 5일차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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