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봉준호 감독을 만들어준
‘살인의 추억’ TMI #2
▼▼▼1편에 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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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칙왕’에서 화려한(?) 액션연기를 펼쳤던 송강호는 다음 촬영작이었던 ‘살인의 추억’에서 애드립으로 김상경에게 그 유명한 날라차기를 시전한다. 우리가 익히 본 그 장면이 사실은 연출이 아니라 애드립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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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설국열차’에서 주인공 커티스를 연기했던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는 ‘살인의 추억’을 재미있게 봤다고 밝히며, 함께 주연을 맡은 송강호에게 진짜 때린 것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혹시나 본인도 맞을까봐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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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환갑이었던 변희봉이 논두렁에서 굴러 떨어지는 장면은 NG였지만 송강호의 애드립으로 살린 장면이라 알려져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철저히 계산하고 연출된 장면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변희봉은 무려 13번이나 굴러 결국 몸살을 얻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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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극 중 변희봉의 캐릭터 이름은 성만 바뀐 구희봉인데,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집필하던 당시부터 변희봉과 박해일을 염두에 쓰고 작업했기 때문에 극 중 이름 모두 두 사람의 본명을 사용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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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해일이 점점 유명해지자 극 중 이름을 ‘현규’로 바꾸게 되는데 이후 ‘괴물’, ‘옥자’ 두 편의 작품을 함께 더 한 변희봉은 여전히 극 중 성만 바뀐 박희봉, 주희봉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또한 OST인 ‘얼굴들’은 원작인 ‘살인의 추억’보다 2003년부터 10년 가까이 방영되며 인기를 끌었던 KBS 예능 ‘스펀지’의 음악으로 더 유명해졌다. 들어보면 모두들 깜짝 놀라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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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모두 완성된 다음 가진 시사회에서 한 투자사는 영화가 너무 어둡고 연기가 이상하다며 투자를 철회했다고 한다. 덕분에 암울한 기분으로 개봉한 제작사와 연출진들, 하지만 영화가 흥행과 평가면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이루자 매우 신기해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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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당시 제작사인 싸이더스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를 함께 제작했는데 애초에 ‘살인의 추억’이 실패할 것을 예상하고’ ‘지구를 지켜라’로 손실을 메꿀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흥행면에서는 정반대의 성과를 낳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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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처음과 끝의 연출을 통해 진범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식으로 구성되는데 영화가 개봉한지 16년, 사건이 발생한지 33여년만인 2019년 진범은 다른 건으로 이미 복역중인 이춘재로 밝혀졌으며 감옥에서 ‘살인의 추억’을 최소 세 번은 봤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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