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으로 불렸던
유럽 미소년의 정석 비에른 안드레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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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데뷔하여 1971년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통해 배우로 이름을 알린 비에른 안드레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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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스팅 당시 비스콘티 감독은 영화에 출연할 가장 완벽한 미소년을 찾기 위해 유럽 전역을 돌며 캐스팅 오디션을 봤고, 대부분의 배우들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안드레센을 보자마자 여러 표정과 포즈를 시켜보며 큰 관심을 보이고 계속 ‘정말 잘생겼다’는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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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원래 예정보다 큰 키임에도 캐스팅 된 안드레센은 그야말로 완벽한 유럽형 미소년의 전설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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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지금 다시 봐도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보여주는 그인데, 날카로운 턱선과 오똑한 콧날, 큰 눈에 또렷한 이목구비로 그야말로 그려놓은 듯 한 미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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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예술영화 한 편에 출연하고 이후로 자국인 스웨덴 위주로 활동해 서양권에서는 그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인데, 유독 옆나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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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유명했는지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순정만화 ‘베르사유의 장미’의 오스칼이나 ‘올훼스의 창’의 유리우스가 이 배우를 모델로 창작한 캐릭터라는 사실. 일본의 장발 꽃미남 선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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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미소년 이미지가 본인에겐 너무 부담이었다고 하는데, 영화 촬영 중 비스콘티 감독은 노년의 게이들이 모이는 바에 억지로 데려가는가 하면, 일본에서 인기를 얻자 친할머니가 일본 활동을 종용해 미성년자 착취라고 느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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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의 이야기는 훗날 다큐멘터리로 제작되는데, 그는 당시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지만, 그 때로 돌아갈거냐고 묻는다면 “아니요”라고 대답할거라고 단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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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 스웨덴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꾸준히 활동하던 안드레센. 하지만 그의 반가운 모습을 할리우드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바로 아리에스터 감독의 포크 호러 영화 ‘미드소마’에 모습을 비춘 것. 스웨덴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인지라 흔쾌히 출연한 것 같은데, 영화 초반 목숨을 잃는 노인이지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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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미모 그대로 나이가 들어 미중년 아니 미노년이라고 해도 될 만한 중후한 멋을 자랑하는 노인이 된 안드레센. 현재는 스웨덴에서 배우 활동과 함께 음악 교사 일을 병행한다는데, 학생들이 부러워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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