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7년여의 시간을
공들여 제작한 영화 ‘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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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는 배우로 더 익숙한 조현철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두 여고생이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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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하루 전인 4월 15일, 안산 단원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두 여고생 세미와 하은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리며, 조현철은 감독으로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월호 희생자들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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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겪은 뒤 꿈에서 동그랗고 새빨간 복숭아를 보았다는 조현철.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 분명히 있는 어떤 것, 이런 게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며칠 뒤 광화문 세월호 추모식에 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해줘야지 마음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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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정사진 앞에 서자 무참해지고 무기력해졌다는 그는 이 죽음이 헛된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고 “꿈에라도 친구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라는 한 학생의 말로 작품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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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 쓰고 지우길 반복하다가 2019년쯤 각본을 완성했지만, 지원사업에서도 떨어지고 투자도 엎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5년여 만인 2021년 봄에서야 실제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 일대에서 한 달여간의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너와 나’. 정식 개봉까지는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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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는 제작비 4억 원의 초저예산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영화에 출연한 보조 출연자들은 실제 단원고 학생들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모두 잠든 채 버스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촬영하면서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다며 당시를 떠올린 조현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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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을 맡은 박혜수와 김혜수 외에도 그의 절친인 박정민이 특별출연해 작품에 힘을 실어 주었으며, 음악감독으로는 오혁이 참여해 감성적인 음악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정식 개봉되기 전부터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되며 주목받은 ‘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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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들의 극찬에 이어 지난 10월 25일 개봉해 실 관람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영화를 보고 싶어도 상영관이 너무 적어 보기 어려워 많은 영화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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