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사형장에 끌려가는 꿈꾸다
울면서 깼다는 강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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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자살을 시도했지만 또 실패한 유정. 그의 엄마는 죽을 거면 죽을 것이 왜 매번 살아남느냐고 모진 말을 한다. 그런 그녀를 볼 수 없었던 수녀인 모니카 고모는 유정에게 함께 구치소 봉사활동에 나갈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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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구치소로 향한 유정은 그곳에서 고모와 자신을 매몰차게 밀어내는 사형수 정윤수를 만나게 되고, 윤수는 유정이 죽은 동생이 좋아했던 애국가를 불렀던 가수 문유정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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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환경에서 자랐지만 어딘가 닮은 두 사람.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3시간씩 만남을 가지면서 조금씩 가까워지고, 숨겨두었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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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당시 청춘을 대표하는 이나영과 강동원이 주연을 맡았으며 윤여정과 정영숙, 강신일, 김지영, 장현성 등의 탄탄한 배우들이 출연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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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사형수 정윤수 역할을 맡은 강동원은 작품에 너무 깊게 몰입한 나머지 해당 작품을 촬영한 후 매일 밤 사형장에 끌려가는 악몽에 시달려 울면서 깨는 일을 무려 1년 동안이나 반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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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실제 구치소에 가 직접 사형수들을 만나며 인물에 몰입하려 노력한 강동원. 교도관들에게 사형 집행 전 사형수들의 행동 등을 전해 들으며 감독에게 ‘내가 그렇게 연기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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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때부터 시작된 악몽. 전혀 몰라도 되는 감정의 길이 뚫리니까 스스로 닫지 못하고 감정이 튀어나오는 느낌이었다는 그, 깨고 나서는 ‘연기를 이렇게 해야 했는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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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 보면 정신과 상담을 받았어야 했었다는 강동원. 2000년대 중반이던 당시에는 그런 개념이 별로 없었다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고 노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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