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1년에 몇편씩 영화가 쏟아져 나오며 영화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장르가 되어버린 ‘슈퍼히어로 코믹스 워작 영화’. 이러한 경향은 마블의 ‘아이언 맨’과 DC의 배트맨을 다룬 ‘다크나이트’시리즈가 흥행하며 시작되었는데요.
이 후 마블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세계를 구축하며 ‘어벤져스’라는 다양한 히어로가 뭉친 팀의 영화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고 있고, DC도 이에 질세라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인지도로는 마블을 뛰어넘는 캐릭터들로 영화를 제작 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DC 영화는 초반부터 인기 캐릭터들이 전부 참여 했던 반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최고 인기 캐릭터인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시리즈의 캐릭터들이 참여 하지 못했다는 점인데요. 이는 마블의 어려웠던 과거와 어른의 사정이 엮여있습니다.
마블의 부도와 뿔뿔이 흩어진 식구들
팀 버튼의 배트맨이 흥행하며 배트맨의 창조자 밥 케인이 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에게 자랑을 늘어놓던 어느 날, 스탠 리는 마블 캐릭터도 영화화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히어로 영화를 만들어 줄 제작사를 찾아다니며 캐릭터들의 판권을 쪼개서 팔기 시작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스파이더맨은 ‘캐논 필름’, 엑스맨과 판타스틱4는 ‘폭스’, 헐크의 판권은 ‘유니버설’등에 말이죠.
이 때 제임스 카메론이 스파이더맨 영화화를 탐냈고, 카메론은 터미네이터를 제작한 캐롤코 픽처스를 설득, 마블과 영화를 공동 제작하고 ‘캐논 필름’의 대표 이름을 크레딧에 넣어주는 것을 조건으로 영화화에 합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스파이더맨,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닥터 옥토퍼스, 케빈 스페이시의 그린 고블린을 염두에 두고 각본을 만들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 관여하지 않은 이를 크레딧에 올려주길 거부한 카메론은 결국 영화를 포기하게 됩니다.
카메론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가장 위대한 영화’라 칭한 그 영화의 취소로 인해 캐논 필름의 후신인 21세기 필름은 마블과 캐롤코를 고소하게 되고, 여기에 21세기 필름과 계약했던 소니 픽쳐스가 재판에 개입하게 됩니다. 거기에 캐논 필름의 모회사였던 MGM 역시 재판에 개입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기나긴 재판이 이어지던 중 21세기 필름, 캐롤코 픽쳐스, 마블 코믹스가 모두 부도가 나게 됩니다. 캐롤코의 지분은 폭스가 인수했고 폭스는 스파이더맨의 권리를 포기했는데요. 결국 부도 상태였던 마블을 제외하고 소니와 MGM의 재판을 통해 소니가 스파이더맨 영상화 판권을 가져가게 됩니다.
하지만 소니의 스파이더맨 영화의 부진으로 소니는 캐릭터 판권, 44분 이하의 TV 애니메이션 판권 등을 쪼개서 마블에 되팔기 시작했는데요. 급기야 2015년, 전례 없는 움직임으로 소니는 디즈니가 소유한 마블 스튜디오와 스파이더맨의 영화 판권을 공유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로써 스파이더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할 수 있게 되었고 소니는 스파이더맨 단독 영화를 계속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협정으로 톰 홀랜드가 스파이더맨 역을 맡아 소니의 단독 영화와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 등장하게 되었죠.
하지만 2019년, 계약 연장에 있어서 투자와 이익 배분에 대한 분쟁으로 잠시 협력이 중단되었으며, 이로 인해 스파이더맨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하차할거란 이야기가 파다했는데요. 결국 톰 홀랜드까지 직접 중재에 나서 협상이 체결되었고 이 후 몇편의 영화와 팀업 영화를 추가로 제작하는 것으로 협의 했습니다.
소니의 원래 계획은 톰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을 소니 독자 세계관으로 불러와 베놈, 시니스터 식스 등과 대결 시키는 것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계약 연장으로 인해 스파이더맨 없는 스파이더맨 시리즈 ‘베놈’, ‘모비우스’, ‘크레이븐 더 헌터’ 등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한편 44분 이상의 장편 애니메이션에 대한 권리는 온전히 소니에게 있기 때문에 소니는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시리즈를 통해 마블과는 다른 소니만의 스파이더맨을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엑스맨’, ‘판타스틱4’의 경우는 상황이 매우 심플한데요. 바로 이들의 판권을 가지고 있던 20세기 폭스를 디즈니가 인수하면서 판권이 자연스레 마블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닥터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프로페서 X와 미스터 판타스틱이 등장하며 세계관 통합을 기념하기도 했죠.
‘헐크’의 판권은 유니버설 픽처스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안 감독이 제작한 에릭 바나의 ‘헐크’와 MCU 초기 작품으로 편입된 에드워드 노튼의 ‘인크레더블 헐크’는 폭망하여 유니버설 픽처스는 헐크의 영상화 판권을 마블에 반납하고, 배급에 관한 권리만 남겨놨습니다. 그래서 디즈니 플러스에 인크레더블 헐크가 없지만 아무도 눈치 못채는 슬픈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최근 유니버설이 이 배급권마저 디즈니에 넘겼다는 이야기가 들리며 헐크도 온전히 마블의 품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월드워 헐크를 기반으로 한 ‘헐크’ 단독 영화 제작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죠.
캡틴 아메리카가 ‘어벤져스 어셈블’을 아무리 외쳐도 전부 모일 수 없었던 마블의 히어로들. 과연 이들이 한데 뭉쳐서 활약하는 영화를 볼 수 있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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