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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처녀의 끝, 플로럴 원피스

이서민 에디터 조회수  

영화 속에서 화사하게 피어오른 꽃무늬 원피스들

여자가 여자이고 싶을 때 그곳에 언제나 꽃무늬 원피스가 있었다. 그래서 플로럴 원피스(Floral Print One-Piece Dress)는 ‘복고’라는 말이 멋적을 정도로 어느 시대나 존재 해 왔다.[영화 속 패션] 1회에서 다루었던 크라바트가 ‘봄 신사의 끝’이었다면, 봄을 사랑하는 숙녀의 끝판 아이템은 역시 꽃무늬 원피스이지 않을까.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 속 꽃무늬 원피스를 살펴 본다.

<헬프> 의심없이 활짝 핀 미국 중산층

냉전시대의 반사이익으로 무럭무럭 성장하던 60년대 미국 경제의 최대 수혜자는 중산층 주부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가장들이 벌어들인 수입으로 큰집에 살면서 아무런 의심없이 한껏 행복했다. 60년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다룬 이 영화에서 백인 주부들이 입고 있는 꽃무늬 원피스들은 두 가지 색 이상의 조합을  허용하지 않았던 흑인 가정부들의 복장과 눈부시게 대비된다. 특히 흑인 가정부 미니(옥타비아 스펜서)가 집안에 있는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해고시킨 힐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의 원피스는 행복을 과시하듯 화려하고 큰 꽃무늬로 장식 되어있었다. 같은 시기를 다룬 미국 드라마 씨리즈 「메드맨」에도 근사한 플로럴 스커트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 할 수 있으니 참고 하시길.

<사랑스러운 순간> 꿋꿋하게 피어난 틀꽃 두송이

「헬프」에 나온 커다란 패턴의 원피스들이 온실 속의 화초라면 「사랑스러운 순간」에서 베라(키이라 나이틀리)와 케이틀리(시에나 밀러)가 입고 나오는 작은 꽃무늬 패턴의 빈티지 원피스는 웨일즈의 거친 풍광 속에 핀 들꽃이다. 세계 대전의 포화 속에 연인을 전쟁터로 보내야 했던, 그러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으며 한 시대를 이겨낸 여인들의 탄탄한 자의식이다. 이렇게 웨일즈의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자연스럽게 매치 된 빈티지 원피스와 레인 부츠는 최근에 야외 록페스티벌을 즐기는 여성들이 많이 애용하는 조합이 되었다. 패션지들이 페스티벌 시즌마다 앞 다투어 같은 스타일을 다루어서인지, 우리나라에선 다소 페스티벌 레이디들의 유니폼처럼 과용되고 있지 않나 싶다. (심지어 비가 오지 않는 날, 그것도 실내형 페스티벌에도 입고 오는 레이디들이 많아졌다.

<원데이>  여자와 함께 진화하는 꽃 무늬

대학 졸업식날 바람둥이 덱스터 (짐 스터게스)와 우연히 하룻 밤을 같이 있게 된 엠마 (앤 헤서웨이). 둘은 베스트 프랜드가 되기로 하지만, 그것은 덱스터만의 생각 일 뿐. 엠마는 언제나 그 앞에서 여자이고 싶었다. 여자는 여자이고 싶을 때 꽃무늬를 입는다고 했던가. 20년 동안 철 없는 남자를 외사랑 하는 동안 꽃 무늬도 엠마와 함께 성장했다. 영화의 초반부 꿈 많은 문학도로 시작한 엠마는 꽃무늬가 빼곡한 빈티지 원피스를 입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성숙 해 질 수록 미니멀 하고 우아한 플로럴(Floral) 패턴을 입고 나온다. 12년째 짝 사랑을 하고 있던 어느날 둘은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만나는데, 이 때 엠마가 입고 있던 우아한 실크 소재의 꽃무늬 치파오는 덱스터가 엠마를 보는 눈빛을 확실히 다르게 만들었다.

「너는 내 운명」 시장 원피스들의 향연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골에도 로맨스가 있다. 그리고 원피스도 있다. 다방 종업원 은하(전도연)은 전 남편에게 속고, 맞고, 도망가고, 붙잡혀서 다시 속기를 반복하는 기구한 팔자의 다방 종업원이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 해 주는 시골 청년 석종(황정민)에게 마음을 준다. 이 뻔한 통속극 속에 은하는 언제나 시골 시장에서 바로 사온 듯한 귀여운 옷들을 입고 나온다. 특히 심야 꽃길 데이트 장면에서의 이지한 롱 원피스는 야밤의 봄꽃들과 같이 피어올라 한국영화에서도 손 꼽히는 로맨틱씬을 만들었다. 너무 통속적이어서 귀여운 매력, 그러니까 “오빠 무슨일이 있어도 내 옆에 있어줄거지? 죽을 때 까지 나만 사랑할거지?”같은 부끄러운 대사도 사랑스럽기만 한 전도연의 매력이 시장표 원피스와 함께 만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 받아온 꽃무늬 원피스는 길이, 원단, 주름등에 따라 또 다양한 이름과 갤래를 갖는다. 원피스에 대해선 앞으로도 좀 더 자세히 다룰일이 많을 것이다. 그보다 우선, 봄이 다 달아나 버리기 전에, 영화 속 주인공들 처럼 꽃무늬 원피스를 즐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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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민 에디터
tminews_editor@tm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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