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운 것들’ 감독이 리메이크 한다는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1987’ 등의 작품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 ‘지구를 지켜라!’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된다.
지구가 위험에 처해있다고 믿는 주인공 병구가 다음 개기월식 전까지 이들을 막지 못하면 지구에 커다란 위기가 닥칠 거라 믿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을 하나둘 납치해 고문하고 살해한다는 독특한 이야기를 그린 ‘지구를 지켜라!’
이동진 평론가는 ‘2000년대 가장 인상적인 한국 영화 감독 데뷔작’이라 평했고, 평점이 짜기로 유명한 박평식 평론가는 ‘상상력 하나는 장 주네, 팀 버튼과 맞먹는다’며 7점으로 호평했다.
하지만 개봉 당시 발랄한 톤의 코미디 영화처럼 홍보된 덕분에 큰 웃음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초반부부터 B급 컬트 코미디적인 전개로 흘러가는 통에 크게 실망했고, 결국 총관객 수 7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참패하게 된다.
그렇다 ‘지구를 지켜라!’는 그냥 코미디가 아니라 블랙코미디 작품인데, 뒤늦게 영화 매니아들의 입소문을 타며 ‘비운의 걸작’이자 ‘저주받은 명작’, ‘본격 실패한 마케팅의 본좌’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다.
2022년 미국의 유명 영화 관련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는 한국 최고의 공포 영화 22편의 목록을 공개했는데,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만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은 ‘지구를 지켜라!’.
‘유전’과 미드소마’를 연출하며 떠오르는 할리우드의 신예 공포영화 감독으로 자리 잡은 아리 에스터는 ‘미드소마’를 제작할 당시 ‘지구를 지켜라!’의 엔딩으로부터 큰 영감을 받았을 정도로 팬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2020년 아리 에스터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고, 원작자인 장준환 감독이 연출을 맡는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이 제작될 것이라는 전해졌다. 하지만 3년이 지나도 구체적인 소식이 없자 무산되는가 싶었는데…
지난해 ‘가여운 것들’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한 그리스 출신의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해당 리메이크작을 연출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났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더 랍스터’, ‘킬링 디어’, ‘가여운 것들’ 등을 연출하며 가장 독창적인 작품을 그리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 연출자로는 적격이라며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또 하나의 반가운 뉴스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와 ‘가여운 것들’ 등 란티모스 감독과 총 6편의 작품을 함께한 엠마 스톤 역시 출연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것. 확정은 아니지만 백윤식이 연기한 유제화학의 사장 강만식 캐릭터를 맡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한다.
무려 20년 만에 리메이크 제작을 확정한 ‘지구를 지켜라!’는 올여름 영국과 미국 뉴욕을 오가며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과연 할리우드에서 다시 만들어질 비운의 걸작은 어떤 모습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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